시간 없을 때 휘리릭 만들어 먹는 황금 볶음밥.
장점: 맛 평타 보장. 간편함.
단점: 여러 번 먹어서 약간 지겨움. 근데 막상 만들면 또 맛있게 먹는다.
가장 먼저 냉동밥을 꺼내서 전자렌지에 1분 20초 정도 데운다. 숟가락이 들어가게 녹으면서 밥은 여전히 차가운 그 상태를 잘 맞춰준다. 즉석밥을 사용할 때는 이 과정을 생략하고 안 데운 것을 바로 쓰면 된다. 역시 옛말이 잘 맞는다. 시간이 돈이다.
그리고 계란 2개를 푼다.
거기에 식용유 1큰술, 치킨스톡 1작은술 넣고 잘 섞어준다. 한 번은 대충 치킨스톡 1큰술 넣었다가 혀가 없어지는 줄 알았다. 대가로 레시피는 써 있는 대로 잘 지키자는 교훈을 얻었다.
뭔가 추가 재료를 넣고 싶어서 냉장고를 뒤졌는데 양파 쪼가리를 발견. 원래 레시피에는 양파가 없으나, 얘를 썩기 전에 써야 할 것 같아서 넣어 보기로 했다. 위에서 얻었다는 교훈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.
적당히 해동한 냉동밥을 계란물에 투척하고 밥알이 다 풀리도록 잘 섞어준다. 다 섞었으면 구석에 잠깐 방치한다.
양파. 레시피에 없으니 대충 내 마음대로 잘게 썰었다.
식용유를 두르고 (쥐똥 만큼 넣으려고 했는데 손이 미끄러짐) 양파를 볶아준다. 볶다 보면 지글지글 거리면서 양파의 달큰한 냄새가 올라올 때가 있다. 그러면 어느정도 익었겠거니 내 맘대로 생각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.
양파를 밀어서 중간에 공간을 만들고 아까 구석에 놓아둔 계란물 밥을 붓는다. 이 때부터는 딴 짓 하며 볶던 양파와 다르게 계속 휘저어 준다. 팔이 아프기 때문에 빨리 익으라고 제일 센 불로 한다.
열심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계란에서 수분이 다 날아가고 고체가 된다. 이럼 이제 다 됐다. 불을 낮추고 연한 노란 색이 내 마음에 드는 색이 될 때까지 조금 더 가열. 귀찮거나 바쁘면 그냥 여기서 끝낸다.
그릇에 담고 냉장고에서 시들어가던 쪽파를 뿌리면 완성.
대파를 쓸 때도 있는데 그 때는 마지막에 뿌리는 게 아니라 처음에 기름에 볶아준다. 앞에 양파 자리에 대파가 들어간다.
한 숟가락 먹어본 감상은,
"맛있다. 양파만 빼면..."
계란과 밥알과 파.., 양파를 제외한 모든 부분이 맛있었다. 양파는 씹힐 때마다 거슬렸다. 다른 재료와 안 어울리는 맛이었다.
다음에 또 해 먹는다면 추가 재료는 단백질로 된 걸 넣도록 하자.
내가 황금 볶음밥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. 설거지를 회피할 수 있다.
황금 볶음밥은 키친 타올로 슥슥 닦기만 해도 후라이팬에 붙어 있던 게 다 떨어져서 설거지를 안해도 될 것 같은 상태로 만들 수 있다. 물 묻히지 않고 기름만 잘 닦아서 던져 놓는다. 어차피 다음번에 이 팬을 쓸 나는 과거를 기억 못하기 때문에 겉으로만 깨끗해 보이면 문제 없음.
'생존형 자취 요리' 카테고리의 다른 글
[생존형 자취 요리] 소시지 볶음 (0) | 2020.06.22 |
---|---|
[생존형 자취 요리] 간장 계란밥 (0) | 2020.06.20 |
[생존형 자취 요리] 참치 파스타 (0) | 2020.06.20 |
[생존형 자취 요리] 파김치 비빔면 (0) | 2020.06.18 |
[생존형 자취 요리] 기록을 시작하며 (0) | 2020.06.16 |